종묘 정전은 왜 길게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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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에는 여러 건물이 있지만 그중에 돌아가신 왕과 왕비의 위패를 모신 정전(正殿)이 가장 중요한 건물이에요. 수평으로 길게 뻗은 정전은 우리나라 목조 건축물로는 가장 길어요. 정전은 울긋불긋한 단청 대신에 붉은색 위주로 칠해져 있어요. 화려한 장식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단순하게 만들었지만, 길게 뻗은 정전 앞에 서면 엄숙하고 웅장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종묘 정전의 모습
문화재청
정전이 처음부터 길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에요. 태조 이성계는 종묘 정전을 유교의 원칙에 따라 5명의 조상신을 모실 수 있게 7칸으로 만들었어요. 왕이 죽고 새로 위패를 정전에 모시게 되면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를 제외한 가장 오래된 조상의 위패는 땅에 묻거나 정전 옆의 영녕전으로 옮겨야 했어요.
그러나 경우에 따라 공덕이 높았던 왕의 위패는 영녕전으로 옮기지 않고 정전에 계속 모실 수 있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정전에서 영원히 모셔야 할 왕의 숫자는 점점 늘어났지요.
늘어나는 왕의 위패를 모시기 위해 광해군과 영조는 정전을 각각 4칸씩 연장해서 지었어요. 헌종 때 4칸을 더 지으면서 지금의 19칸 정전이 완성되었어요. 조선의 왕은 모두 27명이 있었는데요, 그중 공덕이 높은 19명의 왕과 그의 왕비들은 정전에 모셔져 있어요.
이렇게 기존의 건물을 늘려 이어짓는 방식은 우리나라 건축물 중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방식이에요. 정전의 기둥들을 잘 살펴보면 서로 조금씩 달라요. 서쪽에 있는 건물이 나중에 지은 것이라 동쪽의 기둥보다 더 새것임을 알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