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한양 사람들은 봄과 여름, 두 차례에 걸쳐 성 안팎을 구경하였는데, 이를 순성놀이라고 했어요. 순성놀이 때 사람들은 짝을 지어 성을 한 바퀴 돌면서 꽃과 버들을 구경하고 소원도 빌었어요.한양도성 순성길은 조선 시대 성곽을 따라 걸으며 풍경을 감상하던 순성놀이에서 유래된 총 6개 구간으로 총 25.7㎞에 이르는 길이에요. 6개 구간은 백악 구간, 낙산 구간, 흥인지문 구간, 남산 구간, 숭례문 구간, 인왕산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각 구간별로 살펴보도록 해요.창의문(서울 종로구)문화재청백악 구간은 창의문에서 백악을 넘어 혜화문까지 4.7㎞에 이르는 구간이에요. 창의문은 인왕산과 백악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문으로 사소문 중 유일하게 조선 시대 문루(성문 위에 지은 집)가 그대로 남아 있어요. 이 문루는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졌던 것을 영조 때 다시 지은 것이에요. 현재는 자하문으로 더 많이 불리는데, 이 문 부근의 경치가 개경의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던 자하동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별명이에요.창의문을 지나 좀 더 올라가면 백악마루가 나와요. 백악마루는 1396년 태조 이성계의 명으로 처음 한양도성을 쌓을 때, 천자문의 순서에 따라 97개의 공사구간을 나눌 당시 ‘천(天)’자 구간이 붙여진 곳이에요. 즉, 한양도성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