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로왕이 나라를 다스린 지 수십 년이 지났어요. 아홉 신하가 임금을 만나 아뢰었어요.“대왕께서 하늘에서 내려오신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좋은 배필을 얻지 못하셨습니다. 청컨대 신들의 집에 있는 처녀 중에서 가장 예쁜 아이를 골라 왕비로 삼으시는 것이 어떠실지요?”김수로왕이 말하였어요.“내가 여기에 내려온 것은 하늘의 명이니 나에게 짝을 지어 왕비로 삼게 하는 것도 역시 하늘의 명일 것이다. 경들은 크게 염려하지 말라”그리고 왕은 신하에게 좋은 말을 가지고 바닷가에 가서 기다리게 했어요.신하들이 왕의 명을 받고 바닷가에서 기다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서남쪽 바다에서 붉은 색 돛을 단 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배가 육지에 가까이 오자 신하들이 먼저 산 위에 횃불을 켜서 길을 밝혔어요. 배에 탄 사람들이 횃불을 보자 앞을 다투어 육지로 내렸어요.왕은 이때 궁궐 밖의 산 주변에 천막을 쳐서 임시 궁전을 만들어 기다리고 있었어요. 20여 명의 일행과 함께 배에서 내린 공주는 비단, 금, 은, 그리고 구슬로 된 장신구를 하고 있었어요. 가지고 온 비단과 보물은 이루 셀 수 없을 만큼 많았지요. 공주가 점점 왕이 있는 곳에 가까이 다가오자 왕은 직접 나아가 그녀를 맞이해 함께 궁으로 들어갔어요. 왕은 신하에게 명하였어요.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