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왕을 장사지낸 뒤 대왕암 주위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말을 들은 신문왕은 깜짝 놀랐어요.“언제부턴가 동해에 작은 바위산이 하나 나타나더니 감은사 쪽으로 와서는 바다 위에 둥실둥실 떠 있다고 합니다.”“정말 이상한 일이구나. 도대체 그 바위산이 무엇이란 말이냐?”신문왕은 신하들을 이끌고 바닷가로 가 보았어요. 바다에는 정말로 거북이 모양의 바위산이 떠 있고 그 위에 대나무 두 그루가 서 있었어요.“낮에는 저렇게 대나무가 두 그루로 떨어져 있지만, 밤이 되면 하나로 합쳐진다고 합니다.”“정말로 이상한 일이로다. 내 직접 저 바위산에 가 보리라.”신문왕의 말이 끝나자 갑자기 천둥이 치고 비바람이 불기 시작하였어요. 그 뒤 9일 만에 신문왕이 바위산에 가니 용이 나타나 바위산의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면 나라가 평화롭고 번성할 것이라 하였어요. 신문왕은 그 말대로 피리를 만들었어요.피리는 신기하고 놀라운 힘을 갖고 있었어요. 피리를 불면 쳐들어오던 적군이 물러가고, 병을 앓던 사람들도 나았어요. 또 가뭄에는 비가 오고 홍수에는 비가 그쳤으며 바다의 바람과 물결도 잠잠해졌어요.피리 소리는 세상의 나쁜 일을 없애고 평화를 가져다주었어요. 사람들은 이 피리를 ‘세상의 걱정을 없애고, 평안하게 하는 피리’라 하여 ‘만파식적’이라고 불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