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는 태조 왕건 때부터 고구려를 계승한 나라임을 내세우며 북진 정책을 추진했어요. 그래서 옛 고구려의 수도였던 서경(지금의 평양)을 중요하게 여기며 대동강 북쪽으로 영토를 넓히려고 했어요.이즈음 거란은 발해를 멸망시키고, 한반도 북쪽 지역과 중국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었어요. 대조영이 고구려를 계승해 세운 발해를 멸망시킨 거란과 역시 고구려를 계승한 고려가 사이좋게 지내기는 쉽지 않았겠지요.당시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거란은 중국 땅 전부를 차지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었어요. 그런데 거란의 옆에 있는 고려가 중국에 있던 송의 편을 들면 거란 입장에서는 매우 곤란하겠지요. 그래서 거란은 고려에 사신을 보내 화해의 손짓을 보내며 사이좋게 지내고 싶어 했어요.942년의 일이었어요. 거란에서 사신과 낙타를 보내왔어요. 하지만 고려는 발해를 멸망시킨 거란과 교류할 수 없다며 사신을 먼 섬으로 유배 보내고, 낙타를 개성의 만부교라는 다리 밑에 묶어 놓고 굶겨 죽였어요. 이 같은 고려의 행동은 거란을 크게 자극했고, 두 나라 사이에는 전쟁의 기운이 감돌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