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매년 현륭원을 참배하려 하오.”“전하, 한강을 건너기가 쉽지 않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한강을 건너려면 수십 척의 배가 필요합니다.”정조는 고민에 빠졌어요. 그때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어요.“가서 정약용을 불러 오시오.”정약용은 학식이 풍부할 뿐 아니라 일찍이 서학을 공부해 과학 기술 분야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기 때문이었어요.“전하, 한강에 배를 이용해서 다리를 놓는 것입니다. 그러면 많은 인원이 이동하기 편할 것입니다. 필요할 때마다 설치하면 시간과 돈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배다리라? 그거 좋은 생각이오. 역시 정약용이오. 그대가 배다리에 대한 설계를 맡아 해 주시오.”정약용은 자신의 모든 지식을 총동원해 배다리를 설계해 나갔어요. 마침내 커다란 배 80여 척을 옆으로 나란히 세워 두고 그 위에 판자를 얹은 대규모의 설계도가 완성했어요. 언뜻 쉬운 일 같지만 배들이 물결을 따라 밀리는 것을 막고 서로 부딪치지 않게 해야 하는 등 연구할 일이 많았어요. 특히 밀물과 썰물이 드나들 때 어떤 영향이 있는지, 한강의 어느 지점에 배다리를 놓아야 적당한지를 알아내야 했지요.정약용은 설계도에 배와 배 사이의 간격, 판자의 너비와 두께, 배들이 물결에 휩쓸리지 않게 하는 방법 등 수십 가지의 내용들을 기록하였어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