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3년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에 왔어요. 그는 고려에 약 한달간 머물다 자기 나라로 돌아갔어요. 그리고 자신이 고려에서 보고 들은 것을 정리한 보고서인『고려도경』을 써서 황제에게 바쳤어요. 그 책에는 고려청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어요.도기의 빛깔이 푸른 것을 고려인은 비색(翡色)이라고 하는데, 근래에 들어 제작 기술이 정교해져 빛깔이 더욱 좋아졌다.일반적으로 고려청자는 대부분 서긍이『고려도경』에 쓴 것처럼 비취색(비색)의 도자기라고 생각할 거예요. 그런데 청자는 그런 색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앞에서 본 청자 순화4년명 항아리처럼 갈색의 청자도 있어요. 이 항아리는 993년(고려 성종 12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고려청자의 초기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요.청자의 색이 다양한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요? 사용되는 흙과 유약의 종류, 구워내는 가마의 온도 등에 따라 갈색, 초록색, 올리브색 등 다양한 색이 나타나는 것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