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와 사직을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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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를 멸망시키고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는 도읍을 옮기고 싶었어요. 한반도의 가운데 한강을 품은 한성이 이성계의 눈에 쏙 들어왔는데요. 이성계는 새로운 수도를 건설하면서 종묘와 사직을 제일 먼저 만들었어요. 경복궁을 중심으로 서쪽에는 사직을, 동쪽에는 종묘를 배치했어요.
『동국여도』의 도성도의 일부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사직은 땅의 신(사社)과 곡식의 신(직稷)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단이에요. 농업을 국가의 근본이라고 여겼던 조선에서 땅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며 풍년을 기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어요. 오랜 가뭄이 들어 백성들이 힘든 생활을 하면, 사직단에서 비를 간청하는 기우제를 올리기도 했어요.
옛 사람들은 사람이 죽으면 귀신이 되고, 귀신도 사람처럼 먹고 마시며 잠을 잔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귀신이 생활하는 집을 짓고 음식을 차려 주었는데, 조상신을 모신 집을 사당이라 불렀어요. 조선 시대 양반가에서는 집집마다 사당을 지어 조상신을 모셨어요.
『종묘친제규제도설병풍』 중 오향친제반차도
임금이 종묘에서 제사를 지내는 모습
국립고궁박물관
종묘는 왕실의 조상신을 모신 사당이에요. 종묘에서는 매년 계절마다 조상의 이름을 쓴 나무 조각(위패, 신주)을 모시고 제사를 지냈어요. 왕비를 뽑거나 세자를 결정하는 등 왕실의 중요한 일이 생겨도 종묘에 가서 조상신에게 알리고 좋은 일이 계속되기를 기원했어요. 왕실 사람에게 큰 병이 나거나 나쁜 일이 생겨도 종묘를 찾았지요. 조상신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던 거에요.
종묘 제례를 재현하는 모습
문화유산채널
조선은 불교를 배척하고, 유교를 중요하게 여겼던 나라였어요. 유교에서는 하늘과 땅을 공경하고, 조상과 부모를 정성을 다해서 섬기라고 강조했어요. 그래서 도성을 만들 때도 유교의 원리에 따라 종묘와 사직을 제일 먼저 만든 것이에요. 종묘와 사직은 조선이 유교 국가임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건물이었어요.
종묘는 동양의 파르테논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치가 큰 건축물이예요. 파르테논은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신전이지요. 종묘는 조선의 국왕들이 신처럼 모셔져 있는 곳이랍니다.
1995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전 세계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