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금으로 왕을 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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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에는 왕을 부르는 여러 가지 표현이 있었어요. 중국에서 쓰는 ‘왕’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은 6세기 초인 제22대 지증왕 때부터였어요. 삼국의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늦었지요. 지증왕 전에는 ‘왕’이라는 말 대신 차차웅, 이사금, 마립간과 같은 말을 썼어요.
『삼국사기』를 쓴 김부식도 “지금 신라의 일을 기록함에 있어, 그 방언을 그대로 두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라고 하며, 「신라 본기」에서 ‘거서간’, ‘차차웅’, ‘이사금’, ‘마립간’ 등을 기록하고 있어요. 거서간은 부족장, 차차웅은 제사장, 이사금은 연장자, 마립간은 우두머리를 뜻해요.
『삼국유사』에서도 남해 차차웅과 노례 이사금 이야기를 사례로 들며, 신라 왕의 호칭에 대해 다루고 있어요. 신라 제2대왕은 남해 거서간 또는 남해 차차웅이라고도 하였어요. 신라 왕 중 오직 남해왕만이 이렇게 불렀어요.
“신라에서는 왕을 거서간이라고 불렀다. 이것은 진한 말로 왕이란 말이다. 이는 귀인을 부르는 칭호라고 하며, 차차웅이라고도 한다.”
“차차웅이란 방언으로 무당을 말한다. 세상 사람들이 무당이 귀신을 섬기고 제사를 숭상하기 때문에 그들을 두려워하고 공경한다.”
또 신라에서는 왕을 이사금이라고도 불렀어요. 이사금이란 잇금이란 말로 이로 무엇을 물었을 때 생기는 자국을 말해요. 잇금을 재서 정한다는 것은 치아의 수가 많다는 즉 나이 순서를 뜻하지요. 남해왕이 죽자 그 아들 박노례가 석탈해에게 왕위를 양보하려 하였어요. 그러자 탈해가 왕위를 사양하며 말하였어요.
“내가 들으니 성스럽고 지혜 있는 사람은 이(치齒)가 많다고 한다. 그러니 잇금으로 시험해 보자.”
이에 두 사람은 마주 앉아 떡을 깨물어 보았어요. 그랬더니 노례의 잇자국이 더 많이 나왔어요. 때문에 치아의 수가 더 많은 노례가 먼저 왕위에 올랐지요. 잇금을 헤아려 왕을 정했다고 해서 이때부터 왕을 이사금이라 하였어요.
이분이 신라 제3대왕인 유리 이사금이에요. 이사금이란 칭호는 제18대 실성 이사금까지 계속 되었지요. 또 신라는 내물 마립간처럼 왕을 마립간이라고도 불렀어요.
“마립이란 방언으로 서열을 말한다. 서열은 직위에 따라 정해진다. 임금의 서열은 주가 되고 신하의 서열은 아래가 되어 이렇게 이름 지었다.”
어때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읽고 싶지 않나요? 역사를 더 깊이 알고 싶다면 당시에 역사를 기록했던 책을 읽어 보아야 해요. 그 책 속에는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풍부한 내용이 담겨 있어요. 이번에 우리 교실 학급 문고에 우리가 읽을 수 있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꽂아 놓으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