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

음의 기준을 잡고, 궁중 음악을 정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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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궁중에는 향악, 당악, 아악이 연주되고 있었어요. 향악은 우리 음악, 당악은 당나라 음악, 아악은 중국 주나라 때 음악으로 고려 시기 송나라에서 전해진 음악이지요. 잔치 때는 주로 향악과 당악이, 제사 때는 주로 아악이 연주되었어요.

“전하, 궁중에서 여러 음악이 한데 섞여 연주되니 복잡합니다. 나라의 행사 때는 아악을 연주함이 마땅합니다.”


“조선 사람들이 살아있을 때는 우리 음악을 듣고, 죽은 뒤 장례나 제사를 지낼 때 중국 음악을 듣게 되니 이 어인 일이오?”


“나라를 다스리는데 기본이 되는 학문이 송의 성리학이옵니다. 그러니 국가 행사에서 아악을 연주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나라의 음악이 다 잘 되었다고 할 수는 없소. 하지만 중국에 부끄러워할 것은 없소. 중국의 음악인들 어찌 바르게 되었다 할 수 있겠소?”


박연은 중국 태평성대 시대인 주나라 음악을 복원하려고 했어요. 세종은 아악과 우리 향악이 조화롭게 연주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고요.


세종의 명을 받은 박연은 궁중 음악인 아악을 잘 정리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음악인 향악도 함께 연구했지요. 또 악기를 손보고, 악보도 정리해 책을 펴냈어요. 차근차근 우리 음악의 기틀을 마련해 나갔지요.


어느 날 박연이 세종에게 글을 올렸어요.

“중국 음은 참된 것이 아닙니다. 기준음을 찾을 수 있는 율관을 만들어 소리를 바로 잡으십시오.”


율관은 국악에서 사용하는 12가지 음을 내는 관이에요. 박연은 율관 중에서도 기준음을 내는 황종 율관을 제대로 만들고자 했어요. 이렇게 할 수 있다면 황종 율관을 늘리고 줄여 나머지 11개 율관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거든요. 그는 음악에서 표준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어요.


박연은 중국처럼 기장의 길이를 바탕으로 삼아 황종 율관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다른 악기인 편경 소리와 비교해 보았는데, 원하던 소리가 나지 않았어요. 중국의 기장과 조선의 기장은 길이가 달랐거든요. 하지만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완전한 황종 율관을 만드는데 성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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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율관 : 악기를 만드는데 기본이 되는 12음을 낼 수 있는 원통형의 관(난계국악박물관)




“드디어 기준 음을 찾았구나!”


황종 율관을 만들어 기준음을 찾아낸 박연과 세종은 무척 기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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