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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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공부한 덕에 윤동주와 송몽규는 나란히 연희전문학교(지금의 연세대학교)에 입학했어요. 윤동주는 우리말을 가르치던 최현배 교수의 수업 시간을 참 좋아했어요. 비록 우리 민족이 식민통치를 겪고 있지만 우리말을 잊지 않고 배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최현배 교수님의 강의는 윤동주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았어요.


손진태 교수님의 역사 수업도 윤동주가 좋아하던 수업 시간이었어요. 손진태 교수님은 러시아의 통치를 받고 있던 폴란드 학생들이 자신들의 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일화를 소개해 주셨어요.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에서 여러 교수님들의 강의를 들으며 일본에 대한 저항 의식을 키웠어요. 강의가 없을 때면 윤동주는 잔디밭이나 빈 강의실에서 친구들과 토론을 했어요. 토론의 주제는 대부분 ‘어떻게 하면 빼앗긴 나라를 되찾을 수 있을까?’였어요.


1939년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2학년이 되었어요. 당시 중ㆍ일 전쟁을 벌이고 있던 일제는 많은 우리 청년들을 전쟁터로 끌고 갔어요.


‘나라 잃은 백성으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제대로 사는 삶일까?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일본의 식민지가 된 조국의 어두운 현실에 윤동주는 크게 실망했지만, 한편으로는 한글로 시 짓는 일에 더욱 몰두했어요. 연희전문학교 4학년이 된 윤동주는 한 해 동안 ‘무서운 시간’, ‘십자가’, ‘돌아와 보는 밤’, ‘별 헤는 밤’ 등 여러 시들을 지었어요.


‘졸업 기념으로 지금까지 지은 시를 모아 시집을 내야겠다.’


1941년 윤동주는 지금까지 지은 시 중에서 열여덟 편을 모았어요. 그리고 첫머리에 넣을 시를 골랐어요. 자신의 시들을 여러 편 살펴보았지만 마음에 드는 시가 없었어요. 그래서 새로 시 한 편을 지은 뒤 책의 머리말 대신으로 쓰는 시란 뜻으로 ‘서시’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그는 이 시에 자신이 걸어 온 길에 대한 차분한 성찰과 앞으로 가야할 길에 대한 굳센 다짐을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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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1941년 연희전문학교 졸업을 앞두고 윤동주는 서시를 포함해 그동안 쓴 시 19편을 묶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으로 원고 묶음 세 부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세 부 가운데 한 부는 자신이 갖고, 출판하기 전에 의견을 들어보고자 친하게 지내던 연희전문학교의 영문과 이양하 교수님과 친한 후배 정병욱에게 주었어요. 시를 모두 읽어 본 이양하 교수님이 근심스런 표정으로 윤동주에게 말했어요.

“동주군! 시들이 아주 좋더군. 그런데 시집을 출판하려면 일제의 검열을 받아야 하는데, 일제가 싫어할 만한 내용이 있어서 당장은 출판이 힘들 것 같네. 아직은 때가 아니니 시집 출판은 잠시 미루는 게 좋을 것 같아.”


윤동주는 적잖이 실망했지만 이양하 교수님의 의견을 따라 출판을 미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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