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궤

수원 화성의 건축 과정을 알 수 있는 『화성성역의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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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에는 성곽을 지을 때도 의궤를 만들었어요. 그 대표적인 의궤가 바로 『화성성역의궤』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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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성역의궤

국립중앙박물관




『화성성역의궤』는 총 9권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여기에는 수원 화성 공사 때 작성된 각종 문서를 비롯해 공사에 참여한 인원, 사용된 물품, 설계 도면 등에 관한 기록과 그림이 실려 있어요. 일종의 수원 화성 건축에 관한 공식 보고서인 셈이지요.


내용이 매우 상세한데, 공사에 참여한 1,800여 명의 이름과 살고 있는 주소, 일한 날의 수와 받은 임금까지 기록되어 있어요.


뿐만 아니라 화성 공사에 사용된 모든 물건의 크기와 가격까지 기록되어 있어서 깜짝 놀랄 정도에요. 특이한 점은 공사를 주관한 관리들의 이름뿐만 신분이 천한 사람들의 이름도 빼놓지 않고 기록했다는 것이에요. 이렇게 신분을 가리지 않고 실제 이름을 그대로 적어 놓았으니 훨씬 책임감을 갖고 일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돼요.

우리는 『화성성역의궤』를 통해서 수원 화성 공사 때 과학적 원리를 지닌 새로운 기계들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당시 수원 화성을 쌓는 공사의 책임자 중의 한 명은 정약용이었는데, 그는 이름난 실학자였어요.


정약용은 청나라에서 전해진 『기기도설』이라는 책을 통해서 당시 서양의 과학 기술을 알게 되었어요. 이러한 지식을 이용해 녹로와 거중기를 만들었어요. 녹로와 거중기는 화성 공사 당시 커다란 돌을 쉽게 운반하는 데 사용되었어요. 이처럼 다양한 새로운 기구를 사용한 덕분에 10년 예상한 공사 기간을 자그마치 2년 9개월로 크게 줄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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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성역의궤』에 실린 녹로와 거중기 그림(한국콘텐츠진흥원)과 재현 모형(수원화성박물관)

수원 화성 축조 모습




이처럼 『화성성역의궤』에는 수원 화성의 성곽, 성문, 건물, 사용된 기구 등 다양한 기록들이 상세하게 담겨 있어요. 이러한 상세한 기록은 6·25 전쟁으로 파괴된 화성의 성곽과 문을 복원하는데 큰 역할을 했어요. 아래 사진은 6·25 전쟁 당시 폭격으로 부서진 화성의 장안문 모습이에요. 너무나 안타깝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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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중 파괴된 수원 화성 장안문

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




그러나 다행히도 『화성성역의궤』가 남아 있어서 장안문의 원래 모습을 알 수 있었어요. 그래서 이를 바탕으로 장안문을 복원할 수 있었지요.


『화성성역의궤』에 적힌 기록은 수원 화성이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지정되는 데도 큰 기여를 했어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되기 위해서는 역사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원래 모습을 얼마나 많이 간직하고 있는가도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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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성역의궤를 바탕으로 복원한 현재의 장안문(경기 수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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