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판 보관 건물이 유명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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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판은 강화도에서 보관하다가 조선 태조 때 한양을 거쳐 경상남도 합천 해인사로 옮겨 보관해 오고 있어요. 해인사 안에 팔만대장경판을 보관하고 있는 창고를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이라고 해요. 이곳에는 8만여 개나 되는 팔만대장경 목판이 마치 도서관의 책처럼 판가에 빽빽이 꽂혀 있지요.
13세기에 나무로 제작된 8만여 개의 팔만대장경판이 오늘날에도 거의 온전한 상태로 보관되어 있어요. 해인사 팔만대장경판이 천 년이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도 잘 보존되어 우리 곁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팔만대장경판의 보존 비결은 바로 장경판전 건물에 있어요. 장경판전은 통풍이 잘 되도록 앞뒤 벽에 창을 냈는데, 남쪽과 북쪽에 있는 창의 크기를 서로 엇갈리게 해서 건물 안에 들어간 공기가 아래위로 돌아 나오도록 만들었어요. 게다가 사찰에서는 보통 대웅전 같은 법당이 가장 높은 자리를 잡지만, 해인사에서는 장경판전이 가장 높은 곳에 있어요. 이 위치는 가야산 세 계곡이 만나는 지점과 멀지 않아 항상 바람이 불어온다고 해요.
또 판전 내부에는 굵은 나무를 써서 5층으로 튼튼하게 판가를 설치하고, 각 층마다 경판을 2단으로 일정하게 세워 놓았어요. 경판의 글씨를 새긴 부분은 목판 양쪽 끝 부분보다 얇아서 판과 판이 겹쳐도 손상되지 않고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하였어요.
판전 바닥에는 숯과 횟가루, 소금, 모래를 차례로 깔았어요. 숯은 흡착력이 강해 공기와 물을 정화하는 기능이 있고, 소금은 외부 습도에 따라 수분을 흡수하거나 증발시키면서 습도를 조절하는 성질이 있어요. 이것 덕분에 판전 건물 내부의 습도는 늘 일정하게 유지되고 해충의 침입을 막을 수 있었어요.
장경판전 뒷면 창살과 앞면 창살
문화재청
아무리 온갖 정성과 노력으로 팔만대장경판을 만들었다고 해도 목판은 나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오래되면 부서지거나 썩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팔만대장경판을 보관하는 장경판전 건물이 자연 조건을 이용하여 통풍과 습도 등을 잘 조절할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지었기 때문에 팔만대장경판은 7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온전히 잘 보존될 수 있었어요.
국보 제52호로 지정된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은 1995년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어요.
장경판전 외부의 모습과 내부의 모습
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