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서양 문물

서양 문물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 : 안경과 망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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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거울’이란 뜻의 안경은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왔을까요? 현재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안경은 중국 명에 사신으로 다녀온 김성일(1538~1593)이 가져온 안경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때의 안경은 거북의 등껍질로 테를 만들고, 실고리를 달아 귀에 걸어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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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의 대모안경, 정약용과 안경

실학박물관, 강진군청·한국기록유산




안경은 책을 많이 읽던 양반가 선비들에게 인기가 많았어요. 정약용을 비롯한 실학자와 정조도 안경을 썼죠. 17세기 무렵 중국으로부터 수입하여 쓰던 안경은 조선에서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백성들 사이에 빠르게 보급되었어요.


이렇게 인기가 많아 조선 스스로 제작까지 했던 안경과 달리, 천문학이나 군사적 목적으로 유용했던 천리경에 대한 대접은 달랐어요.

규일영(망원경)이란 것이 비록 일식을 살펴보는 데는 효과가 있으나 곧바로 해를 바라보는 것은 본디 아름다운 일이 아니다. … 이름 붙이기를 ‘규일영’이라 하면 좋지 못한 무리들이 위를 엿보는 것과 같으니 이미 명령을 내려 깨버렸다.


규일영은 태양을 직접 관찰할 수 있게 렌즈에 검은 색을 칠해 만든 망원경이에요. 영조는 태양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이 임금의 뜻을 엿보는 것과 같다며 망원경을 부수어 버린 일을 신하들에게 말하고 있어요.


당시 임금과 양반가들은 천리경이 멀리 떨어진 별이나 땅, 국경을 침범한 외적을 살펴 정보를 미리 얻을 수 있다는 실용적인 목적보다는 임금을 엿본다는, 즉 도덕적이지 않은 행동이라는 데 더 큰 의미를 둔 것이지요. 이처럼 도덕적이지 못한 물건으로 여겨지면서 백성들에게 널리 보급되지는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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