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왕도 마음대로 볼 수 없었던 사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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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은 임금의 곁에서 보고 들은 내용을 그대로 꼼꼼히 기록했어요. 아무리 임금이라도 사관들의 눈은 피하지 못했지요. 아주 강력한 권력을 지닌 국왕이라도 역사를 제대로 기록하려는 사관의 신념을 꺾을 수는 없었어요. 이와 관련하여 태종의 일화를 살펴볼까요?


하루는 태종이 사냥을 하러 갔어요. 그런데 그만 말에서 떨어졌지요. 순간 태종은 주위에 사관이 있는지 살펴보았어요. 자신이 말에서 떨어졌다는 것이 역사에 기록된다면 체통이 서지 않겠지요. 태종은 신하에게 다음과 같이 지시했어요.

“내가 말에서 떨어진 것을 사관이 알지 못하게 하라.”


그러나 태종이 죽고 만들어진『태종실록』에는 말에서 떨어진 사실과 이 사실을 숨기려 했던 것까지 모두 기록되었지요. 국왕과 관료들은 사관이 자신들을 어떻게 기록할지 매우 신경이 쓰였어요. 그래서 사관을 피해 다니는 일까지 있었답니다. 그리고 아무리 임금이라도 사관의 기록인 사초를 함부로 볼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세종은 아버지 태종의 사초가 보고 싶었어요. 형제들을 죽이고 왕이 된 아버지가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 궁금했지요. 하지만 당시 『태종실록』을 담당했던 신하는 이렇게 이야기했지요.


“전하께서 만일 실록을 보신다면 후세의 임금이 이를 본받아 실록을 고칠 것이며, 사관도 임금이 볼 것을 의식하여 사실을 다 기록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어찌 후세에 진실함을 전하겠습니까?”


결국 세종도 사관의 강력한 반대로 사초를 보지 못하였지요. 역사를 사실 그대로 기록하기 위한 사관의 노력이 대단하지요? 그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는 실록의 소중한 역사 기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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