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서민 문화

한글 소설과 사설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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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문학에서는 한글 소설이 크게 유행했어요. 한글 소설은 평범한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사회 모순을 비판하거나, 서민들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였지요.

허균이 지은 『홍길동전』은 첩의 자식인 서얼에 대한 차별을 없앨 것과 차별 없는 이상 사회를 건설하려는 염원을 담아 양반 중심의 신분제 사회를 비판하였어요.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춘향전』은 춘향이라는 기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신분 차별의 부당함을 주장하였어요. 뿐만 아니라 양반의 횡포에 맞선 백성의 저항 의식도 보여 주었지요.


한편 『심청전』은 주인공 심청이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해 준다는 내용을 통해 효의 윤리를 전파하기도 하였어요. 이 외에도 조선 후기에는 『콩쥐팥쥐전』, 『흥부전』, 『장화홍련전』 등 다양한 한글 소설이 인기를 끌었어요.

홍길동이 엎드려 절하고서 홍판서에게 아뢰었다. “소인은 대감을 정기를 받아 당당한 남자로 태어나 부모님께서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은혜를 입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고 못하니, 어찌 사람이라 하겠습니까? 모두가 저를 천하게 보고, 친척도 아무개의 천한 소생이라 이르니 이런 원통한 일이 어디에 있습니까?” … 이후 홍길동은 무리의 호칭을 활빈당이라 하였다. 수령이 부정한 재물이 있으면 탈취하였고, 가난하고 의지할 데 없는 자를 구제하였으며, 나라의 것은 손대지 않았다.


- 『홍길동전』


조선 후기에 한글 소설은 서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어요. 당시 수도 한성(서울)에는 베껴 쓴 책을 돈을 받고 빌려주는 세책점이 많이 생겨났어요.


또 거리에는 전문 이야기꾼인 전기수(돈을 받고 소설을 읽어 주는 사람)까지 등장하였지요. 그들 중에 어떤 사람은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려주다가도 중요한 대목에서 말을 끊어버렸다고 해요. 구경꾼이 돈을 내면 그제서야 이야기를 다시 이어나갔던 거예요.

전기수는 돈을 벌고, 한글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들은 소설을 즐길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글을 아는 사람들도 전기수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흠뻑 빠지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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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책을 읽어주는 전기수




한편 조선 후기에는 평시조보다 글이 길고 형식이 자유로운 사설시조도 유행했어요. 사설시조는 서민 작가의 참여가 많아지면서 남녀 간의 사랑, 고달픈 일상, 양반에 대한 풍자 등이 솔직하게 표현되었어요. 특히, 신분 질서를 엄격히 강조하는 양반 중심의 사회 질서를 비판하였지요.

두꺼비 파리를 물고 두엄 위에 치달아 앉아

건넛산을 바라보니 흰 송골매 떠 있거늘 가슴이 끔찍하여

풀떡 뛰어 내닫다가 두엄 아래 자빠졌구나

마침 날랜 나였기에 망정이지 피멍 들 뻔하였네


- 『청구영언』에 수록된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 -


위 사설시조에서 두꺼비는 하급 관리, 파리는 백성, 송골매는 중앙의 높은 관리를 상징해요. 백성들을 괴롭히던 하급 관리가 중앙의 높은 관리를 보고 도망가다가 넘어졌지만, 자신이 날랜 덕에 다치지 않았다고 허세를 부리는 모습을 풍자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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