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몸을 불살라 노동 운동의 불꽃이 된 전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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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11월 13일, 평화시장 주변은 왠지 모를 긴장감이 느껴졌어요. 경찰들이 곳곳을 지키고 서 있었지요. 전태일과 삼동회 회원들은 평화시장 건물에서 시위를 준비하며 상황을 살폈어요.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 건물 밖으로 나와 현수막을 펼쳐들었어요. 현수막에는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적혀 있었어요.
현수막을 빼앗으려는 경찰과 노동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어요. 그때였어요. 전태일이 사람들 앞으로 나와 가슴에 품고 있던 근로기준법이 적힌 책자를 한 손에 들고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어요.
자신의 몸을 불사르는 전태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전태일은 구호를 외치며 몇 발자국 앞으로 나가더니 길거리에 쓰러졌어요. 이를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이 전태일 주위로 몰려들었어요.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마라!
전태일은 쓰러지는 순간에도 가슴속에 맺힌 한마디를 외쳤어요.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평화시장 앞 거리에서는 전태일의 뜻을 받드는 노동자들이 남아 그가 외쳤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어요. 그리고 며칠 뒤 전태일은 어머니 이소선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었어요.
전태일의 분신 이후 학생과 시민 등 많은 사람들이 노동자들의 힘든 현실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정부에서도 개선된 노동 정책을 내놓았어요. 노동 문제에 관심을 갖고 어려운 상황을 바꿔 나가기 위한 운동도 펼쳐졌어요. 전태일의 죽음이 노동 운동의 불꽃이 된 것이에요.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노동자들의 권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요. 일터에서 병을 얻거나 목숨을 잃고서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요.
우리는 전태일의 마지막 편지를 기억해야 해요. 그가 힘에 겨워 못다 굴린 덩이를 굴리며, 노동자들의 권리가 보장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에요.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힘에 겨워 힘에 겨워 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려야 할 덩이를
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 채
잠시 다니러 간다네, 잠시 쉬러 간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