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부

문신들에게 무시당한 무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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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기 고려는 왕권이 약해지고 문신들이 권력을 차지하고 떵떵거리던 세상이었지요. 제도적으로 무신이 오를 수 있는 최고 지위는 정3품인 상장군이었어요. 2품 이상의 재상직은 문신들이 독차지했어요. 전쟁이 났을 때 군대의 최고 지휘권도 모두 문신에게 있었지요. 거란을 물리친 서희와 강감찬, 여진족을 정벌한 윤관도 문신 출신이에요.


무신들은 나라를 지키고, 왕을 호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도 늘 문신들로부터 업신여김 받았어요. 같은 지위여도 문신에 비해 월급이 적은 적도 있고, 문신들이 군인들의 월급을 가로채기도 했지요. 무신들이 얼마나 업신여김 받았는지 보여 주는 하나의 사건이 벌어졌어요.


1144년 12월 마지막 날, 궁궐에서는 귀신을 쫒는 행사가 열렸어요. 왕을 비롯한 많은 신하들이 행사에 참여했지요. 한참 행사가 진행되고 있을 때였어요. 그때 젊은 문신인 김돈중이 장교였던 무신 정중부를 웃음거리로 만든 사건이 벌어졌어요.


김돈중이 정중부의 수염에 촛불을 가져다 댄 거예요.

눈 깜짝할 사이 정중부의 수염에 불이 붙어 홀라당 타고 말았지요. 몹시 화가 난 정중부는 크게 꾸짖으며 주먹질을 했어요. 이를 알게 된 김돈중의 아버지 김부식은 정중부를 매질해달라고 인종에게 요청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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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부를 희롱하는 김돈중




왕은 어쩔 수 없이 그 뜻을 받아들였지만, 평소 정중부의 됨됨이를 남달리 여긴 인종은 몰래 그를 피신시켰어요. 왕은 얼마 후 다시 불러 곁에 두고 자신을 호위하도록 했지요. 이 일이 있은 후 정중부는 문신들에 대한 감정이 더욱 안 좋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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