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열하에 도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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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39일째 8월 1일 연암은 목적지인 북경에 도착하였어요.
“황성 안에는 자금성이 있으며, 주홍색 두길 높이의 담벼락이 17리나 둘러쳐 있고, 지붕에는 금색 유리기와를 덮었다.”
압록강에서부터 수차례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온 2000리길.
연행도(자금성 태화전)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
“큰일났습니다! 황제가 북경에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 같은 소리인가요? 그 먼길을 고생하며 겨우 왔는데 황제가 북경에 없다니요. 사신단에게 다시 만리장성 넘어 북쪽의 열하로 오라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연암은 고민에 빠졌어요. 한 달이 넘는 여행에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황. 하지만 만리장성 넘어 낯선 세계 열하에 대한 호기심을 거두기 어려웠어요. 다시 힘을 내자.
여행 47일째 되는 1780년 8월 9일, 드디어 열하에 도착했어요. 연암은 북경에서 북동쪽으로 무려 420리(약 164km)나 더 여행을 해야 했어요.
연암이 나흘간 잠도 자지 못한 채 달려온 이곳은 청 황제의 여름 궁전이라는 ‘피서산장’이에요. 입구부터 5개 국어로 적힌 편액이 있고 자금성의 8배인 중국 최대 규모의 황실 정원이었어요.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지요.
청 황제의 칠순 잔치는 조선 사신단 만이 아닌 티벳, 몽골, 러시아 등 동서양의 사신들이 한 자리에 모인 국제적인 잔치였어요. 난생 처음 보는 생소한 외모의 외국인과 기이한 동물들까지, 연암의 눈은 휘둥그레졌어요.
조선 사신단이 하례식 절차를 밟는 동안 연암은 조선에서 본 적이 없는 청의 새로운 문물을 구경하기 바빴어요.
“내 평생 기이하고 괴상한 볼거리를 열하에서 다 보았다. 안타깝다! 대부분 이름도 모르고, 글로 다 기록하지 못하니.”
연암은 청이 이미 문화적으로 과학적으로 굉장히 발달한 제국이라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