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알려진 비석의 실제 주인공을 알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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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6년 무더위가 한창이던 7월 한여름, 서른한 살의 젊은 선비 김정희와 그의 친구는 북한산에 올라갔어요. 그들이 도착한 북한산 비봉 정상에는 비석 하나가 서 있었어요. 그때까지 이성계가 조선을 세울 때 큰 역할을 한 승려 무학대사가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던 비석이었지요. 김정희가 비석에 덮여 있는 이끼를 걷어내자 희미하게 글자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이보게. 친구! 이것은 무학대사가 세운 비석이 아닌 것 같아.”
“그럼 누구의 비석이라는 말인가?”
“신라의 진흥왕이 세운 비석이라네.”
서울 북한산 진흥왕 순수비와 탁본
국사편찬위원회
놀랍게도 그것은 신라 진흥왕이 한강 유역을 차지하고 그 일대를 둘러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비석이었어요. 1,250여 년 만에 신라의 진흥왕 북한산 순수비가 그 실체를 드러낸 순간이었지요.
그리고는 북한산 순수비의 옆면에 “이것은 신라 진흥왕이 세운 비이다. 병자년(1816년) 7월 김정희가 와서 비문을 읽었다.”는 기록을 남겼어요. 또한 그 옆에 “정축년(1817년) 6월 8일 김정희, 조인영이 함께 남아있는 글자 68자를 조사하여 정하였다.”라고 기록했어요.
북한산 순수비의 발견을 계기로 김정희는 옛 비석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녔어요. 그리고 오래된 비석의 글씨를 탁본해서 그 속에 담긴 이야기와 역사를 알아냈어요. 이를 통해 책으로는 알 수 없었던 옛날 역사의 빈 부분을 알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서 우리 조상의 삶을 더욱 다양하게 알 수 있게 되었어요. 또한 김정희는 비석에 새겨진 다양한 글씨체도 연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