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가 금속 활자를 만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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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활자는 왜 만들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책을 읽으려면 책이 여러 권 필요하겠지요. 이럴 때 옛날 사람들은 그냥 손으로 일일이 책을 베껴 썼어요. 이것을 ‘필사’라고 하지요. 그런데 사람의 손으로 책 한 권을 옮겨 적는 것은 힘들기도 하거니와 시간도 너무 오래 걸렸어요.
그러다 목판 인쇄술이 발명되었어요. 그때부터 같은 책을 펴내기가 매우 쉬워졌지요. 일단 목판을 새겨 놓으면 같은 내용을 수없이 찍어 낼 수 있었으니까요. 대표적으로 고려의 팔만대장경이 있지요.
그런데 그런 목판 인쇄도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있었어요. 무엇보다 책의 내용을 고칠 때마다 목판을 다시 새겨야 했거든요. 그리고 다른 책을 만들려면 또다시 새로운 목판을 만들어야만 했어요. 책의 한 면 한 면을 그대로 새기는 것이기 때문에 완성하기까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지요. 또 나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많이 찍거나 오래되면 부서지거나 썩었어요.
금속 활자 인쇄는 금속으로 글자 하나하나를 따로 만들어 놓고서 책의 내용대로 글자를 조합하여 인쇄하는 것이에요. 활자는 글자 그대로 살아 있는 글자란 뜻이에요. 글자를 한 자씩 새겨 놓아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옮겨 조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을 붙였어요. 금속 활자는 한 번 만들어 놓으면 새로운 책을 한꺼번에 계속 찍어 낼 수 있었어요. 또 나무가 아닌 금속이라 더 튼튼하고 세월이 흘러도 글자 모양도 쉽게 변하지 않아 오래 보관할 수 있었어요.
고려에서 금속 활자로 인쇄된 책들은 대부분 불교와 관련된 책들이에요. 고려 사람들은 불교를 믿었고 모든 지식인들에게 불교 지식은 필수였지요. 고려의 지배층은 모든 백성들에게 불교의 교리를 교육시켜서 불교 사상으로 통일시키고자 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다양한 종류의 책이 인쇄된 것이 아니라 지식인과 백성들이 꼭 읽어야 할 필수 도서만을 인쇄한 것이에요. 또한 고려에서 인쇄된 책들은 모두 한자로 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책을 통해 지식을 얻기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반면 서양에서는 금속 활자로 그리스 고전 작품들을 비롯한 다양한 책들을 인쇄했어요. 성경도 다양한 언어로 인쇄되어 라틴어를 몰랐던 사람들도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되었지요. 하나의 사상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상이 지식의 독점을 깨고 유럽 전체에 퍼져 나갔어요. 이것이 유럽을 변화시킨 결정적 요소가 되었지요.
서양에서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은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에 큰 영향을 끼쳤어요. 그래서 서양 사람들은 구텐베르크의 금속 인쇄를 ‘천 년 동안의 최대 사건’으로 꼽을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금속 활자는 목판의 단점을 보완하여 많은 사람들이 훨씬 많은 양의 책을 손쉽게 읽을 수 있게 해 주었어요. 그 전에는 일부 지배층만이 책을 읽었지요. 이제 많은 사람들이 책을 쉽게 접하고 지식을 쌓을 수 있게 되었어요. 책은 곧 정보와 지식이었지요. 금속 활자의 발명으로 인류 역사는 또 한 번 크게 발전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