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군

실리적인 외교를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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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 명이 우리에게 지원병을 요청하옵나이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북방 정세는 시시각각 변하고 있었어요. 명은 국력이 약해져 점점 망해 가고 있었어요. 반면 만주에서는 누루하치 세력을 중심으로 한 여진족이 급성장하고 있었지요. 세력을 키운 여진족은 후금이라는 나라를 세웠어요. 이에 위협을 느낀 명은 조선에게 후금을 치고자 하니 군사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어요.

‘지금 명은 약해지고 있고 후금은 강해지고 있다. 섣불리 우리 군사를 보냈다가는 위험해질 게 뻔하다.’


‘군사를 보내면 여진과 적이 될 터 뒷감당을 어찌하겠는가?’


그간 국제 정세를 잘 알고 있던 광해군의 고민은 깊어만 갔어요.


“전하, 즉시 지원병을 보내야 합니다. 명은 임진왜란 때 우리를 도와주었던 은혜의 나라이옵니다.”


“그렇습니다. 전하, 명은 우리 사대부들에게 아버지의 나라이옵니다. 어찌 군신의 도리를 져버리려 하시옵니까?”


대부분의 신하들은 명과의 의리를 생각해 군사를 보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였어요. 고민을 거듭하던 광해군은 드디어 결단을 내렸어요.


“강홍립 장군에게 1만의 병사를 주어 명을 도우라 하시오.”


그런 후에 광해군은 강홍립 장군을 따로 은밀히 불렀어요.

“그대에게 특별히 당부할 것이 있소. 싸우더라도 적극적으로 싸우지는 마시오. 지금 명은 국론이 분열되어 있고 누르하치의 세력은 강하니 우리가 후금을 이길 수는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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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의 중립 외교





조선군과 명군은 후금의 대군과 만나 격렬히 싸웠어요.


“물러서지 마라! 조·명 연합군이라고 별 볼일 없구나.”


후금은 명군을 총공격하였고, 명군은 크게 패하고 말았어요. 기회를 엿보던 강홍립의 조선군도 후금에 항복하였지요. 이 소식을 전해들은 조선 조정은 발칵 뒤집혔어요.

“싸우러 간 장수가 투항하였으니 강홍립을 처벌하소서.”


이런 신하들에 대해 광해군은 오히려 꾸짖어 말했어요.


“그대들은 어찌 나라 밖 돌아가는 사정을 모른다 말이오. 어차피 명은 망할 것이오. 우리가 저 강해진 후금을 이길 수 있다 보오? 우리에게는 백성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오.”


조선의 속뜻을 안 후금은 화친의 사신을 보내 왔어요. 명은 조선의 의도를 의심했지만, 광해군은 외교적 계책으로 이를 극복하였지요.


조선은 명과 후금 사이에서 실리적인 외교를 펼쳤기에 큰 전란을 피할 수 있었어요. 광해군은 나라와 백성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외교를 하였던 것이지요.


그런데 광해군은 자신의 왕권을 위협하는 존재라는 이유로 배다른 동생인 영창대군을 죽이고 말았어요. 새어머니이자 영창대군의 친어머니인 인목 대비도 궁에 가두어 버렸어요. 이러한 광해군의 행동은 사람의 도리를 중시하던 당시 사람들에게 쉽게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지요. 이 일은 광해군을 반대하는 세력들에게 좋은 빌미가 되었어요. 결국 1623년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은 왕의 자리에서 쫓겨나게 되었어요.

광해군은 여러가지 중요한 업적을 남겼지만, 쫓겨난 임금이었기 때문에 ‘조’, ‘종’ 같은 왕의 정식 명칭과 ‘능’과 같은 왕 지위의 무덤을 갖지 못하였어요. 그런 광해군에 대해 과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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