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에 포도송이를 그려주며 예술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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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은 열아홉 살 때, 서울에 사는 이원수라는 선비와 결혼을 했어요. 결혼 후 신사임당은 친정인 강릉과 서울을 오가며 두 집안의 살림을 도맡았어요. 결혼 후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자 강릉에서 삼년상을 치르고 또 홀로 계신 나이 많은 친정어머니를 돌보기 위해서였죠. 힘겹게 두 집안의 살림을 도맡느라 바쁜 중에도 신사임당은 꾸준히 그림을 그렸어요. 그런 신사임당의 예술적 재능이 빛을 발휘한 순간이 있었어요. 바로 마을 잔칫날이에요.
“아이고, 이를 어쩌나.”
“잔칫집에 온다고 치마를 빌려 입었는데 이렇게 더럽혔으니…”
“저런 정말 비싼 옷감인데, 잔치 한 번 보러 왔다가 큰 빚을 지게 되었네!”
잔치에 온 한 여인의 치마에 음식 국물이 튀어 여기저기 얼룩졌어요. 신사임당은 그 여인을 달래며 말했어요.
“치마를 벗어서 이리 건네주세요.”
사람들은 신사임당의 이야기를 들으며 당황했어요. 도대체 어쩌려고 치마를 벗어 달라고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에요.
신사임당은 붓과 먹을 준비해달라고 했어요. 이에 평소 신사임당이 뛰어난 그림 실력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여인에게 치마를 건네라고 했어요. 그리고 신사임당은 정성스럽게 먹을 갈아 치마폭에 붓을 들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치마에 그림을 그리는 신사임당
사람들은 그림을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와, 저것 봐!”
“더러운 자국이 어느새 멋진 포도송이로 바뀌었네!”
구정물로 엉망이었던 치마가 어느새 멋진 포도 치마로 바뀌었어요. 치마가 망가져 눈물을 흘리며 어쩔 줄 몰랐던 여인은 신사임당에게 거듭 인사를 하면서 너무 고마워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