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대사

담판을 지어 잡혀간 백성들을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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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이 조선군의 승리로 끝나고 쫓겨 간 일본군은 조선과 화친조약을 맺기 위해 여러 차례 사신을 보내왔어요. 조선에서는 이들의 속셈이 무엇인지를 두고 여러 이야기들이 있었어요. 또 다시 침략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인지 헷갈렸기 때문이에요. 더불어 전쟁 때 일본으로 끌려간 수많은 조선 사람들 문제를 해결해야 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좋은 사람이 누구일지 의논하다가 찾은 사람이 있었어요. 바로 유정이었어요. 유정은 뛰어난 학식을 갖추고 또 병법과 외교에도 능한 나라의 큰 어른이었기 때문이에요. 유정은 1604년 나라의 부름을 받고 일본의 속셈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일본으로 떠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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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의 이동 경로




유정은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수행원에게 조선 임금의 국서를 일본의 수장에게 전하게 했어요. 유정의 뛰어난 활약 덕분에 아래와 같은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어요.


“이제 일본과 적국이 되었음에 조선에서 ‘생불(生佛) 사명당’을 사신으로 보내니 재주를 견주어 국교를 바로잡고자 하노라.”


“‘생불’, 살아있는 부처란 말은 우리나라를 업신여기고 속이는 것이 분명하다.”며 일본의 수장은 편지를 보면서 당황했어요. 그래서 여러 신하들에게 유정을 시험해 보도록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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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담판을 벌이는 사명대사(건봉사 사명당의승병기념관)




유정에게 이런 저런 문제를 내고 또 이야기를 하면서 일본의 신하들은 놀랐어요. 유정이 당당하면서도 막힘없이 바른 말을 했기 때문이에요. 그러면서 왜 조선에서 유정에게 ‘생불’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어요. 일본의 수장 역시 처음의 의심을 거두고 유정에게 예의를 표하며 이야기를 열어갔어요.


유정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일본을 꾸짖었어요.


“그대들이 일으킨 전쟁으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죄 없이 죽고 다쳤다. 게다가 조선 사람을 이곳 일본으로 끌고 온 것은 납득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당장 이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일본의 수장은 자신이 전쟁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이전 수장이 무리한 욕심을 내었다며 대신 사과를 하고 전쟁 중 끌려 온 사람들을 되돌려 보내주겠다고 약속했어요. 유정은 일본에 머물면서 포로가 되어 끌려 온 조선 사람들을 돌봤어요.


1605년 마침내 유정은 일본군에게 붙잡혔던 3천 5백여 명을 이끌고 조선으로 돌아왔어요. 외교적 성과를 거두고 수많은 이들을 고향으로 돌아오게 한 유정은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어요. 이후 유정은 전쟁으로 상처 입은 사람들을 부처님의 마음으로 돌보며 지내다 1610년 해인사에서 열반에 드셨어요. 유정이 돌아가시자 나라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슬퍼하였어요.


사람들은 유정의 큰 활약을 기리면서 사명당이란 호를 갖고 있던 유정을 사명대사라 높여 불렀어요. 그래서인지 사명대사와 관련된 신비한 이야기들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어요. 일본에 건너갔을 때 사명대사를 시험하기 위해 뜨겁게 달군 방에 넣었지만 막상 사명대사는 오히려 방안을 춥게 만들어 수염에 얼음이 맺혔다는 이야기 등등이에요. 사실 이런 이야기들은 위기에 빠진 나라를 극적으로 구해 냈던 사명대사를 기리면서 만들어진 이야기겠죠.

이런 신비한 이야기는 사명대사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밀양 표충사에도 전해지고 있어요. 표충사에 있는 표충비는 사명대사의 충절을 기리고 있는 비로, 일명 ‘사명대사비’라고도 불려요. 신기하게도 이 표충비는 나라에 큰 어려움이나 전쟁 등의 불안한 징조가 보일 때면 비에서 땀이 흐른다 하여 ‘땀 흘리는 표충비’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사명대사가 펼친 활약들을 떠올리면서 이런 이야기들을 다시 살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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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충비각(경남 밀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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