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왕을 처단하기로 맹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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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창은 다시 일본 사람처럼 살기로 하였어요. 그러나 지금 일본 사람 행세를 하는 것은 예전과는 전혀 뜻이 달랐어요. 예전에는 진짜 일본 사람이 되기 위해서였지만, 지금은 참 조선인이 되기 위해서였어요. 김구 선생의 지시로 일본으로 가려면 지금부터 일본 사람 행세를 해서 남을 속여야 했어요. 이봉창은 누가 보아도 완전한 일본 사람이었어요. 일본 형사들과도 친하게 지낼 정도였지요.
“이군, 모든 준비가 다 되었네. 수류탄은 두 개일세. 하나는 일본 왕을 없애는 데 쓸 것이고, 하나는 …”
“돈도 준비되었네. 동포들이 보낸 성금이라네.”
김구는 더는 말을 잇지 못했어요. 그리고 큰 숨을 내쉬며 김구는 품 안에서 보자기로 싼 조그만 뭉치를 꺼냈어요. 이봉창은 벅차오르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수류탄과 성금을 받아들였어요. 그의 눈시울이 뜨거워졌어요. 일본 왕을 처단하러 가는 것이 자기 혼자만 하는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이봉창은 어금니를 꽉 물며 일본 왕을 꼭 처단할 것을 다짐했어요.
며칠 후 이봉창은 김구를 따라 커다란 태극기가 걸려 있는 집으로 갔어요. 오랜만에 커다란 태극기를 보니 가슴이 찡했어요. 그곳에서 이봉창은 선서문을 쓰고 그것을 목에 걸었어요. 그리고 수류탄을 손에 들고 태극기 앞에서 사진을 찍었지요. 김구는 태연하게 웃으며 말하는 이봉창의 모습을 보며 믿음직스러워하였어요.
“선생님, 꼭 일본 왕을 제 손으로 죽여서 이렇게 돈과 수류탄을 준비해 준 동포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이렇게 이봉창은 한인 애국단의 첫 단원이 되었어요. 한인 애국단은 일제의 주요 인사들을 처단하기 위해 김구가 만든 비밀 단체였어요. 자기 목숨을 내건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었지요.
이봉창과 한인 애국단 선서문
국사편찬위원회, 국립중앙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