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계가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던 무렵 고려의 권력을 차지하고 있던 사람들은 권문세족이었어요. 권문세족은 고려가 원의 간섭을 받기 시작하면서 성장했어요. 그들 중에는 고려 전기부터 권력을 갖고 있던 가문의 사람도 있지만, 몽골어를 잘해서 관리가 되거나 원과 관련된 관청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었어요.권문세족은 시험을 보지 않고 음서*를 통해 높은 벼슬을 차지하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자신의 권력으로 다른 사람의 땅과 노비를 마음대로 빼앗아 농장을 만들기도 했어요. 이 과정에서 나라에 들어가야 할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게 되었어요.* 음서 : 고려 시대에 5품 이상의 관직 생활을 했거나 국가에 공훈을 세운 인물의 후예, 혹은 왕족의 후예가 과거(科擧)를 거치지 않고 관리로 임용하는 제도공민왕 때는 권문세족을 비판하는 세력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신진 사대부라고 불리는 이들이었어요. 대체로 성리학을 공부했고, 음서보다는 과거 시험에 합격한 뒤에 관리가 된 이들이 많았답니다.고려말 대표적인 신진 사대부로는 정몽주와 정도전이 있어요. 두 사람은 모두 권문세족이 권력을 잡고 있던 고려를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문제에 있어서는 서로 입장이 크게 달랐어요. 정몽주는 고려 왕조를 유지한 채 개혁하려 했고, 정도전은…